@riSso_CM님 커미션
LOHA2025.02.22 04:10

죽음이란 어찌나 이리 허무한지.
슈하는 제 앞에 누워있는, 자신의 우상을 바라봤다.
그토록 존경했고, 그토록 좋아했고, 그토록 믿었던.
히어로란 그런 존재였다.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그래도 슈하는 카나타가 그러지 않
을 거라고 믿었었나 보다.
그에게 있어 카나타는 언제나 강하기만 했으니까.
우상이란 그런 것이니까.

 “로보.”

카나타는 지금 의식이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슈하는 미련하게 그를 불렀다.

 “로보.”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카나타.”

평소엔 잘 부르지 않는,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 이 현실이 믿어지지 않아서일까? 슈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저는 당신이 일어날 거라고 믿어요.”
그래야 했다.

 “당신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그러지 않으면 안됐다.

 “일어나주세요, 제발...”

슈하는 절박하게 그에게 빌었다.
 1년이고, 10년이고 기다릴 수 있으니. 제발 일어나기만 해달라고.
한 번이라도 제게 미소를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슈하는 끊임없이 자책했다. 그 순간 카나타를 지키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하지만 다시 시간이 돌아가더라도. 카나타는 똑같이 행동했겠지.
똑같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뛰어들었겠지.
파트너란 그런 것이니까.

 “당신을 존경하지만, 가끔은 미련한 면이 있어요.”

슈하가 헛웃음을 흘렸다.

 “저한테 무시 당하니까 기분 나쁘죠?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서 혼내주세요.”

대답이 들려올 리 없음에도.

 “제발요...”

슈하는 계속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카나타의 숨결이 점차 끊겨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