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어찌나 이리 허무한지.
슈하는 제 앞에 누워있는, 자신의 우상을 바라봤다.
그토록 존경했고, 그토록 좋아했고, 그토록 믿었던.
히어로란 그런 존재였다. 언제든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그래도 슈하는 카나타가 그러지 않
을 거라고 믿었었나 보다.
그에게 있어 카나타는 언제나 강하기만 했으니까.
우상이란 그런 것이니까.
“로보.”
카나타는 지금 의식이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슈하는 미련하게 그를 불렀다.
“로보.”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카나타.”
평소엔 잘 부르지 않는,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직 이 현실이 믿어지지 않아서일까? 슈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저는 당신이 일어날 거라고 믿어요.”
그래야 했다.
“당신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그러지 않으면 안됐다.
“일어나주세요, 제발...”
슈하는 절박하게 그에게 빌었다.
1년이고, 10년이고 기다릴 수 있으니. 제발 일어나기만 해달라고.
한 번이라도 제게 미소를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슈하는 끊임없이 자책했다. 그 순간 카나타를 지키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하지만 다시 시간이 돌아가더라도. 카나타는 똑같이 행동했겠지.
똑같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뛰어들었겠지.
파트너란 그런 것이니까.